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파라마운트의 외국 자본 지분 제한 규정을 완화하며 사우디 등 3개국 국부펀드의 지분 참여를 승인했습니다. 이는 언론사 인터뷰와 콘텐츠 검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던 브렌던 카 위원장의 행보와 대비되며, 미디어 영향력에 대한 규제 우선순위 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mount Global)의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 과정에서 외국 자본의 지분 제한 규정을 완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존의 25% 제한 규정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부다비의 국부펀드가 전체 지분의 49.5%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1][3]. 이번 결정은 2026년 9월 17일 FCC 미디어국(Media Bureau)의 선언적 판결(Declaratory Ruling)을 통해 공식화되었습니다[2].
FCC는 이번 결정의 근거로 해당 외국 자본이 보유하게 될 주식에 '의결권'이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즉, 투표권이 없는 지분은 방송 면허권자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1].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해명은 미디어 산업의 구조적 영향력과 언론의 공공성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1].
이번 조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브렌던 카(Brendan Carr) 위원장 체제하의 FCC가 보여준 이전의 행보 때문입니다. 카 위원장은 그간 ABC 방송사를 향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특정 정치인의 인터뷰를 차단하려 하거나 심야 토크쇼 진행자들의 발언을 검열하려는 등 언론의 자유로운 편집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왔습니다[1].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FCC가 '국내 언론의 편집권'에는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외국 정부의 대규모 자본 유입'에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1]. 안나 고메즈(Anna Gomez) FCC 위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외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단순히 지분을 사는 것을 넘어 미디어 콘텐츠의 제작과 방향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1].
물론 FCC의 입장은 법적·기술적 기준에 충실하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주식의 성격과 의결권 유무를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 제한을 판단하는 것은 기존의 통신법 체계 내에서 이루어진 해석입니다[2]. 하지만 '프리 프레스(Free Press)'와 같은 시민단체들은 상업적 언론사가 특정 외국 정부의 자본에 의해 대규모로 소유되는 상황 자체가, 해당 정부의 선전 도구로 전락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1].
결국 이번 사건은 기술적 규제 준수 여부를 넘어, '미디어의 독립성'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라 할지라도,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미디어 기업이 과연 해당 자본의 출처인 외국 정부의 이해관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FCC가 보여준 이번 규제 완화는, 미디어의 자유가 정치적 검열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동시에, 자본의 영향력으로부터도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이중적 과제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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